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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iaherald.co.kr/news/2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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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헤럴드=정지원 인턴기자) 스낵컬쳐(snack culture)의 시대다. 스낵컬쳐란 과자를 뜻하는 스낵(snack)과 문화(culture)가 합쳐진 말로, 5분 내지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스낵을 즐기듯 부담 없이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말한다. 스낵컬쳐는 짧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만들어진 다량의 정보가 플랫폼 상에 큐레이팅 되는 형식으로,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대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특히 SNS 플랫폼에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데,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SNS 이용률 또한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스낵컬쳐가 새로운 문화 소비 형태로 자리잡다보니 페이스북에서는 딩고, 피키캐스트, 스브스뉴스 등 스낵컬쳐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페이지가 운영되기 시작하였고 이 페이지들은 현재 수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SNS상에서 나타나는 스낵컬쳐의 유형으로는 주로 영상과 카드뉴스가 있다. 영상의 경우는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대중성 높은 영상들의 하이라이트 부분만을 짧게 재가공, 편집한 영상물과 직접 창작, 제작한 영상물 두 가지로 구분되며, 카드뉴스는 간단한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해 제작된 정보전달식의 짧은 글이다. 스낵컬쳐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발전시키고 공유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창작물을 기반으로 재구성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저작권법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이 필요한데, 스낵컬쳐 콘텐츠들은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저작물을 도용해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SNS상에서는 이용이 허용되지 않은 최신 영화, 드라마의 일부를 그대로 가져와 업로드 하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으며, 카드뉴스에 사용되는 이미지 등도 개인 블로그에서 무단으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의 스낵컬쳐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피키캐스트는 한 TV프로그램의 구성과 유사한 구성의 영상을 제작하거나 일본의 드라마 장면을 무단으로 캡쳐해 드라마 내용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제작해 저작권 침해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스낵컬쳐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러한 이미지의 이용이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정이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이용이란,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저작권법 제35조의 3에 명시되어 있다(16년 9월 23일 시행 전 기준).
실제 사법부에서는 공정이용에 관하여 반드시 보도, 비평, 교육, 연구의 목적으로만 이용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비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은 비영리적 목적을 위한 이용의 경우에 비하여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상당히 좁아진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법부의 입장을 반영하여 9월 23일부터는 공정이용 조항에서 ‘영리성’과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의 내용이 삭제,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공정이용 제도의 기반이 된 미국 공정이용에 관한 판례를 살펴보더라도 저작물의 이용 행위가 궁극적으로는 저작권자에게도 이익이 되고 나아가 사용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면 저작권침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콘텐츠 제작 행위가 새로운 문화를 소비하게 하고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창조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이용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작권자들은 자신의 저작물이 공정이용 명목 하에 무단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공정이용은 정보의 확산속도가 빠른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서 한번 유통되어 확산되기 시작한 콘텐츠는 그 출처를 추적해보아도 저작자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하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저작권법인 DMCA(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권자의 삭제 요청 시 침해자가 저작물을 삭제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면책되기 때문에 침해 행위가 공정이용으로 인정 되지 않더라도 침해자들은 빠져나갈 구멍이 생겨 저작권자의 저작권 보호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 블로거는 페이스북에 무단으로 자신의 이미지가 올라갈 때마다 삭제를 요청하기 바빴지만 이제는 이미지에 서명을 넣는 등 저작물 보호를 위해 신경을 써야할 때라며 저작물 보호를 위한 방법을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기도 하였다.
스낵컬쳐가 시장에 도입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관련 저작권법에 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게다가 저작권법 제33조의 3의 내용이 개정됨에 따라 전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공정이용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콘텐츠 제작자와 원저작물 저작권자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스낵컬쳐에 맞는 저작권법상이 논의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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