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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3/08  최현진 팀장
[최팀장의 스타트업 HR과 조직문화 #1] "과연 기업의 미션과 비전이 지금 필요한가?"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한번 정도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본 질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그것은 "기업의 미션과 비전에 왜 필요한가?"이다.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한가지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1982년 미국 시카고의 평온한 일상을 뒤흔드는 전대미문의 독극물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국민 진통제로 알려진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총 7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은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이후 언론 보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이슈였다. 이 소식을 접한 타이레놀 제조회사인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은 충격과 혼돈에 빠졌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기업의 위기를 다룰 채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회사에는 공동 문제를 다루는 부서는커녕, 리콜 절차도 없었고 홍보팀에는 전화 1대당 스프링 노트 1권이 배분된 게 전부였다. 당시 존슨앤드존슨 본사의 분위기는 "전염병이 창궐한 수준이었다"라고 할 정도였다. 게다가, 뉴욕타임즈는 "타이레놀이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은 더 이상 판매가 불가능해 보였다"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 타이레놀 사태 보도 (출처: 뉴욕타임즈)

 

존슨앤드존슨은 급하게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긴급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가장 우선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전국에 공급된 타이레놀 제품을 처리하는 문제였다. FBI의 조사결과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독극물이 주입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문제가 된 시카고지역에 배포된 제품만을 거둬들일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존슨앤드존슨 경영진은 FBI와 FDA의 조언을 무시하고 미국 시장에 유통된 타이레놀 제품 전량을 수거한다고 발표했다. 수거하기로 결정한 타이레놀의 가치는 약 1억 달러로 당시의 존슨앤드존슨의 기업 전체 순이익이 4억 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고 과감한 결정이었다.

 

존슨앤드존슨이 순간순간 처리할 수천 가지의 의사결정에 눈부실 정도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재앙과 같은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전 직원의 생각과 행동이 기업의 원칙, 즉 크레도(Credo)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존슨앤드존슨의 CEO였던 제임스 버크는 "크레도는 우리와 다른 연관 기관의 인력들 모두 동일한 지성과 감성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수 있는 이정표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만약 크레도와 같은 존슨앤드존슨의 전직원이 믿고 따르는 신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세계 최대 종합제약회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크고 작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경영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 구성원들과 대책을 논의하다 보면 개인의 가치관을 앞세워 제 각각의 해결책을 내놓는 걸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유는 기업은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각기 다른 개인이 모인 집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동의 목표'에 집중하지 않고 '각기 다른 개인'이 강조된다면 배는 산으로 가게 된다. 이때 기업에 필요한 것이 바로 구성원의 생각과 결정 그리고 행동의 기준이 되어주는 공동 이정표이다. 그것은 미션, 비전, 핵심가치 또는 슬로건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미션, 비전과 같은 타이틀이 아니라 구성원이 공동 목표를 향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미션과 비전은 그 존재적 가치보다 조직 내 공유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며 구성원이 각기 다른 목표를 향하고 있다거나 의사결정에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조직 내 공유하고 있는 이념을 정비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약 미션, 비전 또는 이와 같은 이념을 수립해야 한다면 다음과 같은 가이드를 참고하길 바란다. 

 

1.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쉽게 만들어져야 한다. 
2. 충분한 교육과 구성원이 반복적으로 상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3. 기업의 활동과 각각의 이념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작동하는지 사례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유한다.

조직 또는 팀이 전체를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공통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때 바로 집단 어리석음이 생겨난다. 따라서 잘 만들어진 기업의 공동가치와 규범은 구성원들을 올바른 자세로 집단에 헌신할 수 있게 하여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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