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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5  전해리 인터뷰어
박진아의 스타트업은 기여한다
- <시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스타트업 대표 인터뷰
- 휴닉, 박진아 대표

환경 보호 앞에서 누군가는 너무 큰 담론이라며 발언조차 꺼리지만, 박진아는 더더욱 목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행동에 나선다. 그리고 박진아는 그 목소리와 행동이 낳는 힘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싶어서 단번에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꾼 걸로도 모자라 그를 돕는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힘이 어찌 작을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타트업이 이제 막 태어난 생명이라면 대기업은 경험 많은 어른이다. 휴닉은 애써 대적하지 않고 동등한 존재가 될 수 있는 힘을 기르기로 한다. 아기가 걸음마를 해서 걷게 되고 달리게 되듯, 휴닉은 고기 소비를 줄일 대체육 개발을 위해 배합비 연구부터 공정과 양산에 필요한 모든 시간과 비용의 고통을 견디며 휴닉만의 대체육과 공장 구축을 하기 이른다. 박진아는 이처럼 한 걸음의 힘을 믿기에 휴닉이 베지어트, 베지포유, 그레놀라, 그리고 대체육을 통해 서서히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고 환경을 아끼는 문화, 그리고 사소한 행동이 이루는 큰 삶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확신한다. 그러니 이렇게 작아서 큰 힘을 보라.

 

사진=전해리

 

::박진아 대표님께서는 원래 어떤 일을 하셨나요? 혹시 이렇게 환경 보전에 기여하는 일을 이전부터 하신 걸까요?

 

“일반 회사원이었어요. 전자 상거래 회사여서 마케팅, 상품 아웃소싱과 관련한 일을 맡았어요. 환경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깊지는 않았어요. 고기를 인간이 소비함으로써 환경이 오염된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마존이 불에 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날로 바로 채식주의자가 되어서 어떻게 해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인간의 욕심이 지금의 기후 위기를 만든 것 같아서 나라도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에요.”

 

::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스타트업도 어렵잖아요. 환경에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을 하게 된 경위가 어떻게 될까요?

 

“제가 채식을 하고 나니까 건강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제한을 두고 엄격하게 지켰어요. 무조건 현미밥, 채소만 먹었어요. 대체육도 잘 안 먹었어요. 정보가 잘 없어서 어떤 음식이 시중에 나와 있는지 몰랐거든요. 엄격한 식단에도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면서 이렇게 먹고 살아도 문제가 없겠더라고요. 그런데 2019년까지만 해도 제품이 다양하지 않고 쉽게 접하기 어려웠어요. 이걸 나만 하기에는 변화가 없겠다는 생각에 차라리 창업을 하자 싶었죠. 바로 창업을 해버렸어요. 무모할 수도 있지만 나라도 인간과 환경에게 건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는 원래 삶의 가치관이 돈에 있지 않거든요. 돈을 보고 창업을 하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채식이나 비건을 긍정적으로 경험하길 바랬고, 지금은 그 생각이 더 커졌어요.”

 

::자신의 수요를 시장의 공급이 채우지 못해서 직접 그 공급을 창출하고 계시군요.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을 시작했나요?

 

“식물성 단백질 쉐이크로 시작했어요. 창업 당시까지만 해도 시장에 동물성 단백질 쉐이크가 많았어요. 식물성으로 섭취하려면 외국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먹어야 하는 거에요. 게다가 콩고기의 경우, 많이들 모르시고 만들기도 아직 어렵겠더라고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단백질 쉐이크는 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잖아요. 꼭 운동하는 분이 아니라도요. 사람들이 이걸로 식사를 하면 채식하는 것과 똑같겠더라고요.”

 

::제품 출시 전에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있었겠죠?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공장을 만들었지만 그때는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어요. 국내에서 공장이란 공장은 다 갔어요. 지금 저희를 도와주는 공장의 대표님이 당시 좋게 봐 주셔서 최소 수량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레시피도 봐주시고요. 편의를 봐 주신 덕분에 출시가 가능했어요.”

 

::제품을 출시한 동시에 창업을 한 걸까요?

 

“네, 그런 셈이에요. 제품을 만들려면 사업자 번호와 같은 정보가 들어가야 하는데 공장 대표님을 만나 뵙고 사업자 등록을 한 거죠. ‘할 수 있나요?’ 여쭈었더니 ‘사업자 등록부터 하고 와라’라고 해서 ‘알겠습니다’하고 사업자 등록을 했고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5개월을 못 팔았어요. 홍보를 열심히 하면서 조금씩 판매하며 성장했습니다.”

 

::혹시 창업 자본금이 어느 정도였나요?

 

“전 재산이 3천만 원밖에 없었어요. 퇴직금, 보증금에 모아두었던 돈까지 포함해서요. (::주변에서 말렸을 것 같아요. 모으기가 어렵지 날리는 건 순간이잖아요.) 주변에서 말렸죠. 미쳤다고 하고요. 일단 3천만 원으로 제품을 다 만들었어요. 디자인도 해야 하고 스티커도 만들어야 해서요. 처음 디자인해 주신 디자이너 분은 지금도 같이 일해요. 같이 고생을 많이 해서요. (웃음) 제품을 다 만들었더니 마케팅할 돈이 하나도 없는 거에요. 제품만 만들어 놓고 ‘중진공(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1억 원 대출을 받았어요. 발표도 그때 처음 해봤어요. 그 자금으로 홍보도 할 수 있었어요. 대출로 시작했습니다. (웃음)”

 

::많이들 그러시죠. 지금 휴닉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몇 분 정도 계시나요?

 

“대표인 저, 연구원 두 분, 마케팅 및 기획 한 분, 제품 출고 담당 한 분, 이렇게 총 다섯 명 있습니다.”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계시는데 그럼 직원 분들이 계시는 사무실은 어디에 있는지 여쭈어도 될까요?

 

“금산에 계세요. 공장과 사무실이 같이 있습니다. 출고도 다 거기에서 해요. 저는 그곳과 세종시를 오고 가며 하루를 보냅니다.”

 

::이렇게 기반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햇수로 3년 차 되어갑니다.”

 

::이전에 경영과 관련한 경험이 있어서 이렇게 단계를 착착 밟아나갈 수 있던 걸까요?

 

“이전 직장이 작은 곳이었다 보니까 여러가지 업무를 제가 다 했어요. 포장부터 소싱까지 회사의 성장을 같이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있고, 저는 잘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이거든요. 창업 후에 많이 부딪치고 맨땅에 헤딩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봐요. 저는 무언가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저는 생각하는 만큼 이룬다고 생각해요. 생각하는 크기만큼 될 수 있는 사람이요. 그 생각의 범위를 키우려고 노력했어요. 책을 읽고 유튜브도 보고 다른 대표님은 어떻게 사는지 다른 기업은 어떻게 경영되는지 많이 배우면서 살았어요.”

 

::혹시 창업 후에도 스타트업 경영에 관련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세요?

 

“따로 없습니다. 조언과 도움을 받는 건 청창사가 저에게 처음이에요. 저는 입교 전까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곳에 입교하겠다는 결심이 섰을까요?

 

“일단 열심히는 하는데 누군가가 도와주면 훨씬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액셀러레이터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네, 맞아요. 일종의 준비 단계였어요. 매출이나 지표가 있어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빨리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지 싶었죠. 먹고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웃음) 빨리 안정화시켜야겠더라고요. 어느 정도 하다 보니까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주면 규모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겠다 판단했어요. 그래서 작년에 이것저것 알아보니까 청창사가 저에게 딱 맞겠구나 싶어서 지원했어요. 내년에는 기회가 되면 팁스(TIPS)를 하면 좋겠어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창업 후 지금까지의 시간이 자립자생의 시간이었네요.

 

“맞아요. 자립하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시간이었어요. 지원사업 같은 것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대출로 해결하고 그랬어요. (::정말 힘들었겠어요. 대출 받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대출도 제품이 있어야 가능해서요. 중진공에서 코치님이 많이 도와 주셔서 제품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어요. 대출로 성과를 만들고 그 덕에 청창사에도 들어올 수 있었어요.”

 

::청창사 입교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입교하고 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확한 지표가 나오지 않았는데, 일단 청창사 입교했다고 하니까 ‘기보(기술보증기금)’ 세종 지점장님이 융자할 수 있는 금액을 늘려 주셨어요. 신뢰가 생긴 거니깐요. 투자는 이제 알아 보고 있어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청창사에서 기회와 자리를 마련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드 투자 받으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네, 그걸 목표하고 있어요. IR도 다듬고 데모데이도 참석해서 투자 기회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식물성 단백질 쉐이크 ‘베지어트’, 식물성 견과류 ‘베지포유’, 그레놀라, 그리고 대체육까지 제품군을 갖고 계시는데, 개발에 있어 대표님의 경험이 당연히 녹아 들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개발에 관련해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요?

 

“베지어트, 베지포유, 그레놀라 이 세 제품은 처음에 OEM으로 생산했어요. 제가 자체 공장을 운영하니 공장 대표님과 레시피를 조율하면 제품화할 수 있었던 것이 조금 수월한 편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쪽에서 시설이 다 완비되었으니까 테스트하고 제품화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고 제가 생각하는 제품을 같이 논의할 수 있어서 조금 수월했던 거에요. 제가 직접 대체육 개발에 나선 지 1년을 넘겼는데, 이제서야 출시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배합비 연구는 집에서 시작했어요. 연구실을 만들고 조금 더 큰 연구실로 가고요. 이 공장까지 오는 시간이 참 힘들었어요. OEM은 의뢰를 해서 같이 테스트해서 맞추는 과정을 최대 6개월 내에 끝낼 수 있는데 연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투자해서 하다 보니 비용도 비용인데 원하는 결과물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힘들더라고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격이었어요.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결해야 하잖아요. (::자체 공장은 언제부터 갖추게 된 건가요?) 작년 가을부터 준비했어요. 올해 3월에 마무리가 됐습니다. 대체육 만드는 공정과 과정을 완비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지금까지 먹어 본 경험이 있지만 직접 개발한 경험이 없으시니까 힘겨웠겠어요.

 

“그렇죠. OEM의 경우 어떤 제품이 필요하겠다고 하면 공장 대표님과 계속 합을 맞추면 되었는데요. 지금의 연구실에서는 처음에는 제가, 지금은 연구원과 같이 개발을 하니까요. 대체육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어려워요.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는 건조 콩고기,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했으면 조금은 쉬웠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형태의 대체육을 만들려고 하니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 HMKT가 무엇을 의미하나요?

 

“고수분으로 누르고 꼬아서 만든 고기에요. 결이 굉장히 좋아요. 식감도 좋고 촉촉해요. 건조 콩고기와 완전 반대에요. 배합비, 생산 방식, 후가공, 패키징까지 전부 달라요. 배합비만 해도 10개월 가까이 소요됐어요. 그런데 기껏 만들어도 어떻게 대량 공정으로 가져가야 할지 막막한 거에요. 그 방법을 찾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돈보다 원하는 제품을 빨리 시장에 내고 싶은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니까 그 과정에서 겪는 답답함이나 조급함을 이겨내야 했어요. 창작의 고통과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제품에 대한 구상이 굉장히 뚜렷했나 봐요. 이게 아니면 안 되는 것처럼요.

 

“엄청 뚜렷했죠. 휴닉 모션 페이지에 기입된 사명이 ‘우린 최고의 제품을 만듭니다. 최고의 제품은 최고의 마케팅입니다’거든요. 대체육에서는 우리가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배합비만 400번 넘게 수정했어요.”

 

::배합하면서 직접 시식도 해야 하잖아요. 그것도 꽤 무시할 수 없는 고충일 텐데요.

 

“매일 점심에 먹어요. 오늘도 먹고 왔어요. 저희 전부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든요. 밥은 해드리고요. 어저께 한 결과물을 점심에 먹어요. 그걸 매일 해요. (::대체육뿐만 아니라 베지어트, 베지포유, 그레놀라 전부 그렇게 개발했을 것 아니에요.) 네, 그 샘플이 오면 다 같이 먹어요. 이참에 관능 평가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미지 제공=휴닉

 

이미지 제공=휴닉

 

이미지 제공=휴닉

 

::조금 이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어떤 제품을 휴닉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구상하는 바가 있을까요?

 

“올해는 대체육이에요. 휴닉은 건강한 식습관을 겨냥하고 있어요. 건강한 식습관에 해당되는 제품은 계속해서 추가할 예정이에요. 식물성 영양제를 구상하지 않은 건 아닌데 대기업에서 이미 자리를 크게 차지했다고 봐요. 대기업에서 이미 좋은 자본력과 인력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은 후순위로 미루고 대기업이 하지 못한 것들 중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부터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기존 제품군에서 파생하는 제품들로 건강한 식습관을 갖추려고 해요.”

 

::건강한 제품 이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쉐이크와 견과류로 벌써 아침을 해결할 수 있잖아요, 건강하게. 점심에는 이제 대체육을 먹는 것으로 연결이 되는 걸까요?

 

“맞습니다. ‘비건이니까 드셔야 해요’, ‘채식이니까 드셔야 해요’ 라면서 설득하지 않아요. 관심 있는 분들은 사실 저희가 홍보하지 않아도 이미 잘 찾아서 드시고 계세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비건이나 채식에 무관심, 어려움과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우리는 이런 것도 있고 이런 걸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고 건강하다는 걸 알리고 싶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맛있어야 하고, 무조건 건강해야 하죠. ‘이런 건강한 식습관으로 여러분은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이 지구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가 저희가 표방하는 바입니다.”

 

::비건은 아직까지는 대중 문화가 아닌 마니아적 문화잖아요. 고객층과 마니아층, 시장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고객들은 다양하세요. 30대 이상 고객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질 시기겠죠. (웃음) 20대 중 건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먹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죠. 당뇨처럼 만성 질환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저희 고객이신데, 그분들이 유튜브도 많이 보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보는 유튜브나 구경하는 페스티벌(축제 행사)에 참가한다든가 하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직 휴닉을 접하지 않은 고객에게 휴닉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맛있고 건강한 식습관이 필요한 분들은 저희 휴닉 제품이 제격입니다.”

 

::이번에는 소비자 대신 휴닉을 투자자에게 소개한다면 어떤 점을 특히 강조해서 소개할 수 있을까요?

 

“아직 투자자를 만나지 않아서 섣불리 답변하기 어려운데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정말 맛있는 비건 제품을 만드는 푸드 테크 기업이라는 점을 기본적으로 내세우지만 이를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특징을 만들어야죠. 이 점도 소비자에게 알려지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갖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직원분들은 어떻게 만났나요? 또 어떤 분들이세요?

 

“포장하는 분은 크라운 생산 라인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시고 굉장히 꼼꼼하세요. 고객들께서 포장을 받고 굉장히 좋아하세요. 채용 공고를 내면 면접을 오시잖아요. 이분이 반짝반짝 빛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분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딱 결정해요. 연구원 분은 구하기가 어렵거든요. 저희가 작은 회사잖아요. 지금 계신 연구원은 저희와 마음이 잘 맞았어요. 면접을 보기로 했는데 세 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어요. 그렇게 그 자리에서 채용했습니다. 마케팅 하는 분은 그 전 직장에서 저와 같이 3년 동안 근무하던 분이에요. 곰처럼 우직하신 분이에요. 제가 데려왔어요. (::대표님이 같이 일했을 때 동료로서 믿음이 컸나 봐요.) 맞아요. 믿음이 있어요.”

 

::직원 분들을 휴닉에 잡아 두는 힘이 무엇일까요? 스타트업은 직원들이 느끼기에 여러 불리한 조건이 있고 그걸 뛰어 넘는 매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일단 두 가지 정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대화를 많이 해요.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는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요. 수직 구조가 아니라 수평 구조를 지향해요. 월급은 직무에 맞게 많이 챙겨드리는 것 이상으로 신뢰가 중요하다고 항상 이야기하거든요: 우리는 신뢰가 기반이다. 혹시라도 서로에 대해, 업무상, 혹은 심적으로 불편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지 이야기하자. 신뢰와 소통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회고도 해요. 지난 달에 칭찬할 점,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점, 다음 달의 목표를 정리해서 마지막 주 금요일에 함께 이야기해요. 서로 칭찬을 많이 하고 개선점에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도움을 주는 형식으로, 마치 리뷰하는 것처럼 시간을 가져요. 그런 점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두 번째는 자율적인 성장이에요. 대기업은 안정적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못할 확률이 크잖아요. 저희는 ‘그와 반대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세요’와 같은 유형이거든요. ‘비효율적이야’, ‘못 하겠어’ 이런 건 없어요. 해 보고 싶은 건 다 해 보고, 시도하고 싶은 건 다 시도하고 같이 성장하자는 문화에요. 이런 점이 그분들께 좋은 환경이 아닐까 싶어요.”

 

::직원이 하고 싶은 걸 하면 시간과 금전상의 비용이 발생할 텐데 허용하고 납득하시는 군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다 해봐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느껴야 한다, 또 결과물을 같이 확인하고 기록해요. 기록하고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고, 또 이걸 활용해서 다른 무언가를 또 만들 수 있다는 가치관이에요. 아직까지는 큰 문제없어요. 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웃음)”

 

::직원에서 대표로, 또 일반 직장인에서 스타트업인으로 변모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역량이 부족하다. (::그런 계기가 있어요?) 책과 유튜브를 보니까 뛰어난 분들이 정말 많은 거에요. 그런 대단한 분들이 책을 쓰고, 유튜브에 나오고, 인터뷰를 하는 거잖아요. 나는 그만큼 생각이 못 미쳤구나. 직원에서 대표자가 되었지만, 대표자로서 경험이 별로 없잖아요. 경력도 별로 없고요.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요. 저렇게 뛰어난 기업들에게는 뛰어난 리더가 있구나. 그런데 나는 그렇지 못 했구나. 조금 더 똑똑한 리더가 되고 직원들에게 사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게 저의 큰 숙제였어요. 리더가 중요한데,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지? 이건 그저 직원일 때와 대표일 때와 전혀 다른 문제더라고요. (::그렇죠. 시야가 완전히 바뀌어야 하잖아요.)  그걸 깨닫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직원이 한두 명씩 늘고 기업의 규모를 키워 나가며 투자를 받으려고 하니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사진 제공=휴닉

 

::그래서 어떤 리더로 되어 가고 있나요?

 

“아직 완성은 아니죠. 저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만 뛰어난 리더는 되지 않으려고 해요. 나만 뛰어나서 직원에게 지시하고 싶지 않아요.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운전대를 잡고 질주하는 것이 옛날 저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그들의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이 성장하는데 저만 놀 수 없고, 저만 달려 나가는데 직원들은 뒤쳐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숙제입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바를 이루려면 사실 개인의 희생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제가 조금 더 일하면 되죠. 어차피 저는 하루 종일 일 생각만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건 있어요. 빨리 일을 봐야 하는데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챙겨야 하는 거에요. 그래서 일하는 시간의 크기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희생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괜찮아요. 같이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요.”

 

::대표님께서 현재 스타트업 초창기에서 갖고 있고 또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을 때까지 잃지 않고 싶은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타협하지 않는 것. 원가 절감을 위해서 재료의 질을 낮춘다는 식의 타협은 하지 않을 거에요. 무조건 고객들의 시선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그에 맞는 품질의 제품을 제공해야죠. 저희가 ‘식물성’이라는 핵심을 내걸고는 조금이라도 맛이 없거나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경험을 고객에게 주면 식물성 제품의 전체 시장에 피해를 주는 거잖아요. 시장에 피해 주지 않는 행동도 중요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면 우리 기업이 시장에 흠이 되면 안 되겠죠.”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기 전 인터뷰에서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거나 제가 드리지 않은 질문이 있다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건 어떨까요?

 

“어릴 때 상상을 했어요. 나중에 사업을 해서 누군가 나를 인터뷰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했어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저에게 내어 주셔서 기뻐요. 그래서 제가 이 시간을 빌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청년들이 조금 더 도전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전 스펙이 좋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에요. 스펙이 좋지 않아서 대기업은 가지 못할 망정 창업은 할 수 있어요. 창업을 강요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다만 우리 똑똑한 청년들이 대기업만 가려고 하는 점이 못내 아쉬워요.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도전해도 괜찮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도전은 스펙이 아니라 내 마음과 의지의 문제에요. 제가 향후 잘 되어서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생긴다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할 거에요. 나 같은 사람도 도전해요. 그러니까 도전하고 싶으면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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