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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1/29 박현정

[생활투자이해 #44]비상장 주식 투자의 함정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2014년 8월이 되자, 최씨가 투자한 회사의 실적에 대해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2014년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2013년 상반기 실적보다도 못하는 소문이었다. 그 소문을 들은 최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회사에 전화를 하여 개인주주라고 밝히고 회사 실적에 대해서 질문했다. 전화를 받은 회사 직원들은 ‘잘 모른다’는 답변 뿐이었다. 일주일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시도한 끝에 그 회사의 재무 책임자와 통화를 할 수가 있었다.

“2014년 상반기 실적은 2013년도 상반기 실적에 비해서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업부 계획에 따르면, 수주가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계획대로 매출이 진행된다면, ‘2014년도 실적은 2013년도 수준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씨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듣고 다소 안심이 되었지만, 비상장 주식 정보 사이트를 검색해 보니 이 회사 주식의 거래가격이 최씨가 투자한 가격보다 20% 가까이 떨어져 있었다. 그는 이 회사 주식의 거래가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회사 올해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성장세가 꺽인 것으로 판단한 주주들이 실망 매물을 많이 내 놓았거든. 그래서 주가가 많이 하락했어. 올해 실적이 전년도 보다 약간이라도 개선되면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수 있으니까 연말이 지나면 주가는 회복되지 않을까 ?”

최씨는 다소 불안했지만, 주가가 회복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투자원금이 1억원이나 되었기 때문에 20% 손해를 보고 매도를 하게 되면 2천만원이나 손해를 보는 셈이었다. 투자가 잘 못 될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에 잠도 잘 오지 않았으나 애써 희망을 갖고 생활했다.

2014년 12월이 되자, 이 회사 주식의 거래가격은 더 하락했다. 실적이 전년도보다 안 좋아진 부분이 이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 했고, 추가적으로 해외 경쟁사가 1년 전에 이 회사에 대해서 특허침해 소송을 한 것이 부각되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 였지만, 실적에 대한 문제가 나오자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문제도 같이 논란이 된 것이다.

2015년 4월이 되자, 2014년도 실적이 발표되었는데 매출액이 2013년도에 비해서 10% 이상 감소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영업이익이었다. 매출액이 10% 정도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2013년도 대비하여 5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실적악화가 현실화되자 2015년도 코스닥 상장은 기대할 수 없었고 이 회사 주가의 거래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씨에게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악재가 발생했다. 2015년 5월에 전세만기가 도래 하였는데, 집주인이 5천만원을 올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최씨가 투자한 비상장 주식을 매도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최씨가 볼 때는 비상장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기다렸을 때, 주가가 회복되기 보다는 더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는 거래가격을 알아보기 위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이 회사가 2014년도 실적을 발표하고 나서 매수세가 아예 없어. 팔자는 사람들 뿐이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판다고 하면 팔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네가 투자한 원금의 50% 밖에 회수를 못하는 상황이야. 이 회사가 2015년도 실적은 괜찮을 것 같다고 하니까, 1년만 더 기다려 보는 것은 어때 ?”

최씨는 50%나 손해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담한 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는 전세금을 올려주기 위해서 대출을 받을지 비상장 주식을 매도할지 아내와 상의한 끝에 대출을 받는 것은 부담되니 비상장 주식을 손해보고라도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그는 1년 전에 좋은 투자기회라고 생각했던 비상장 주식 투자가 1년 만에 투자 원금이 반 토막이 되 버린 것을 경험했다. 최씨가 판단할 때, 완벽하게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던 이 투자가 최씨를 곤란하게 만든 실패한 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비상장 주식 투자를 할 때 간혹 벌어지는 비상장 주식 투자의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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