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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02  전해리 에디터
그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또 다른 방식, 스타트업 3편: 박재범
- 노래 ‘SOJU’에서 비롯해 스타트업으로 증류식 소주 출시까지… 창업 준비 약 2년간 직접 시음에 꾸준히 회의 참석하며 심혈 기울여
- 제품 자체와 브랜드 인기 이상으로 전통 증류주 시장 활성화와 한국술의 세계화 기여 목표해

전매특허의 매력과 개성 넘치는 재능으로 대중을 매료했던 그들은 자신이 지닌 파급 효과와 삶을 반영하여 스타트업을 설립하였다. 커리어가 증명하는 입지와 그들을 따르는 추앙자로 인해 관심과 주목을 단번에 받으면서도 스타트업이 으레 겪는 위기와 위험 또한 같이 안고 간다. 기업인이 창업하지 않아서 독특하고, 유명인이어서 강약점이 강렬한 그들의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3편

 

박재범

원스피리츠: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

 

설립 일시: 2021년 4월

투자 단계: 시드 단계

 

로고=원스피리츠

 

스타트업이 지닌 여러 의의 중 어쩌면 가장 우선은 가장 새롭지 않은 것을 가장 새롭게 변화시킴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 누가 소주를 백화점에서 줄을 서서 살 거라고 생각했을까? 원스피리츠는 전통으로 미래를 혁신한다, 소주로. 하지만 전통 혁신이라는 핵심은 다른 스타트업도 내세울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원스피리츠는 무엇이 다르길래?

원스피리츠는 오직 국내산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WON SOJU)’를 생산하며 국내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하고 한국 주류와 문화를 세계화하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초록색 병의 소주가 희석식 소주라면 원스피리츠의 소주는 증류식 소주이다. 증류식 소주는 쌀과 보리, 고구마와 같은 원재료의 풍미를 살리며 발효와 증류의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결정된다. 또한 희석식 소주보다 도수가 높고 우리나라 전통 술 제조 방식에 부합한다. 원소주는 이러한 전통이자 증류식 소주에 걸맞게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았으며 도수 또한 22도이다. 또한 2주 동안의 옹기 숙성과 감압증류 방식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깔끔한 맛으로 차별성을 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원소주는 지역특산주로 분류된다. 원스피리츠는 강원도 원주에 회사법인을 두었고, 강원도 원주의 모월 양조장과 충북 충주의 고헌정 양조장과 협업하며, 주원료인 쌀도 원주쌀 ‘토토미’를 사용하였다. 이로 인해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에 따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여 코로나 시국으로 인한 ‘혼술’ 문화와 온라인 구매가 익숙한 MZ세대에게 크게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원소주는 3월 31일부터 하루 2천 병이라는 한정 수량 판매가 계획되었는데, 병당 1만 4900원으로 일반 소주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판매가 개시되자마자 품절되어 브랜드의 잠재력이자 저력을 입증했다. 원스피리츠는 원소주의 라인업을 다양화해 7월 GS편의점에서 알코올 도수 24도의 ‘원소주스피릿’ 판매를 시작하며, 2022년 하반기 해외 수출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원소주 양조장을 개방해 투어와 경험, 그리고 대화의 장으로 꾸며 나가고 싶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원스피리츠는 제품의 가치 이전에 브랜드의 가치를 먼저 인정받을 만큼 출발선이 달랐다. 원소주 출시 전부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45만 명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에 박재범 대표의 유명세가 기인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첫 제품 판매부터 두 차례의 팝업 스토어를 열고 ‘오픈런’ 열풍을 일으키며 판매 시작 12일 만에 3만 병이 매진되었다. 한편 대중의 이목을 강렬하게 끌었을지언정 가수 박재범이 지닌 인기와 ‘힙(hip)’함만으로 원스피리츠를 설명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래퍼가 주류 브랜드를 보유한 건 박재범이 처음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내로라하는 래퍼들이 자신만의 주류 브랜드를 일찍이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재범이 시초가 되었다. 박재범이 2018년 음원 싱글 ‘SOJU’ 프로모션 차 관계자들에게 소주를 나눠 줬는데 그들로부터 ‘이 술이 당신 브래드 술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원스피리츠는 사실상 탄생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후 박재범은 외부로는 원소주 출시를 투어에서 언급하거나 곡 가사에 포함시키면서 은근히 홍보하며, 내부로는 그 어떤 창업가에 지지 않을 만큼 창업 준비에 열중하였다. 박재범이 하입비스트(hypebeast)와의 인터뷰에서 술의 개발부터 시음, 디자인, 법적 허가 등 일련의 창립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끈질기지 않으면 시도조차 못한다’고 후술하고 에스콰이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2년 간의 준비 기간 동안 ‘눈물 나는 일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을 정도로 결코 만만할 수 없는 시간이 원소주에 녹아 들었다. 증류식 술의 역사, 전통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의 차이, 누룩, 효모, 옹기 숙성 등 소주의 바닥부터 공부하였다. 박재범의 이러한 열정에 힘을 실은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원스피리츠의 최고전략책임자(CSO)이자 컬처앤커머스 대표 김형섭과 원소주의 기획자(PM)이자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인 김희준이다. 박재범이 소주 브랜드 창립을 원한다는 소식에 김형섭 컬처앤커머스 대표가,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김희준 기획자가 지인 소개로 합류하였다. 1년 반 동안 매주 화요일에 ‘소주 회의’를 하고 김희준 PM과는 합이 맞는 장인과 양조장을 물색하고 남무현 디자이너와 디자인 및 컨셉 결정에 매달리며 원소주의 독보적인 정체성이 확립된다. 원소주의 맛과 멋과 향은 박재범의 음악과 같고, 소주이지만 기존에 알던 소주와는 확실히 다르고, 전통의 제조 방식을 따랐지만 전통에 없던 방식인 인스타그램, 오픈런, 혼술 등과 같은 방식으로 ‘힙’하게 향유되고 있다.

원스피리츠에 시드 투자를 한 벤처캐피털은 티에이벤처스(TAV, TA Ventures)로 알려졌다. 원스피리츠의 기업 가치는 약 500만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티에이벤처스는 미국의 연예기획사 트랜스페어런트아츠(Transparent Arts)의 관계사이기도 하다. 박재범 대표가 에스콰이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전통 증류주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으며 국내 증류주 브랜드와 함께 동반 성장하여 한국 술의 전 세계적 문화화를 바란다고 밝힌 만큼 티에이벤처스는 원소주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앞서 무려 50개국에서 원소주의 수출을 제의하였다고 하니 스타트업으로서 이보다 화려한 출범이 또 있을까?

‘셀럽’의 스타트업은 비(非)셀럽의 스타트업과 달리 이름값부터 타고난다. 한편 그   이름값은 꼬투리가 되거나 꼬리표가 되기도 한다. 전통주냐 지역 특산주냐 논란이 있기도 하였으며, 셀럽이 만든 판매 대란이 시장의 확대와 근본적인 촉진을 크게 견인하지 않을 만큼 단독적이라는 일각의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경쟁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들 시장에는 이미 ‘화요’, ‘안동소주’, ‘서울의 밤’, ‘일품진로’와 같은 쟁쟁한 경쟁자가 존재하며, 사업의 승부도 결국은 겉모습이 아닌 맛이 될 터이니 소비자의 구미가 어느 소주로 당길지는 미지수다. 즉 원스피리츠가 브랜드로서는 특출날 수 있지만 스타트업으로서는 보통의 스타트업처럼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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