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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10/18  윤승환, 정승원
[전략과 경제의 타임머신 – 못다한 이야기 (Director’s Cut) #3] 전략과 경제는 하나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본 3회 칼럼부터는 본격적으로 필자가 책에 기록한 바 있는 주장과 근거들, 그리고 그 주장들을 떠올리게 된 사연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사회 초년생때부터 15년 가량을 금융기관에서만 근무하였다. 그러다가 점차 지위가 올라갈수록 영업에 대한 압박을 느끼게 되었고, 술과 골프를 의무적인 영업으로 수행해야 하는 한국 금융기관의 현실에 한계를 느끼고 다른 길을 찾던 끝에 2012년에 현재 근무중인 대기업 전략기획실 M&A 팀으로 이직하였다. 이직 직전이나 직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던 그대로 ‘열심히’, ‘꼼꼼하고 성실하게’ 만 일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기업체 전략실이라는 곳은 일단 산출하는 보고서부터 금융권의 논법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었다.


금융권 보고서의 특징을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저리주저리 늘어지는 만연체 스타일로 모든 리스크를 설명하며 고객들에게 책잡히지 않는 것이 잘 쓴 보고서이다. 둘째, 책임질만한 결론은 교묘하게 뭉뚱그리며 투자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보통이다. 셋째, 작업 일정이 대부분 예상할 수 있는 마감 시한이 있으며 돌발 상황이 크게 많지 않다.


이와 상반되는 기업체 전략실의 보고서의 특징은 이렇다. 첫째, 딱딱 끊어지는 핵심 키워드를 사용하며 긴 문장을 최대한 배제하고 단문으로 요약해야 한다. 둘째, 헤드라인에서 결론을 제시하며, 작성자의 의도와 주장을 곧바로 명확하게 보고자가 이해하고 즉각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작업 일정상에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백업자료 제시, 보완 및 수정 지시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큰 차이를 초반에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의 금융권 스타일로 주저리주저리 긴 문장의 사실관계를 늘어놓는 ‘만연체’ 스타일의 보고서를 작성하던 필자는 금세 큰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상사들로부터는 전략적 판단이나 보고서 스킬이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받기 일쑤였고, 동료 혹은 부하 직원들로부터는 공동 업무에 내가 끼여있으면 내가 작성한 보고서는 다른 사람이 기본 구조부터 세부 표현까지 전반적으로 다 재수정해야 하므로 차라리 안 끼는 것이 나은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공동 작업을 한 자신들마저 같이 지적 받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자 뒤에서 필자를 욕하며 같이 일하기 힘든 무개념 경력직으로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그전까지 금융권에서는 나름 성실하고 일 잘하는 직원이었으므로 이러한 대접에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고 곧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모 후배 직원은 내 면전에서 대놓고 ‘차장님, 이렇게 보고서를 만드시면 어떡해요? 양식도 하나도 안 맞고 내용도 엉망이네요” 라는 짜증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자, 필자의 결론은 2가지 중 하나의 선택으로 모아졌다. 내가 부족한 전략적 스킬을 완전히 기초부터 습득하든지, 아니면 빨리 패배자임을 인정하고 다시 금융권으로 돌아가든가 다른 업무를 찾아봐야 하는 것이었다.


‘전략과 경제는 하나’ 라는 필자의 아이디어는 이러한 과정에서 매일 밤 벼락치기로 전략에 관한 공부를 하던 중 어느 날 밤에 갑자기 떠오른 것이었다. 전략이라는 것, 전략적 스킬이라는 것은 결국 핵심 포인트에 집중하여 최대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며, 그렇다면 그것은 곧 경제학의 근본 원리인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와 일맥 상통하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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