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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4/05 이호재 기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보태기 #4] 스타트업 첫 가족 찾기의 어려움

액셀러레이터로서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고민거리를 듣다 보면 자금 측면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결국엔 사람이다. “내부적인 갈등을 겪어서 교통정리 중이다” 정도의 기업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실제로는 초기 멤버들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어떻게 동기부여 하고 함께 미래를 이야기하는지에 대해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 출처 : pixabay

기술력이 뛰어난 개발자 출신 대표는 경영을 리드해줄 사람을 찾고, 마케팅 기반의 대표자는 내 뜻과 아이디어를 잘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 구현해 줄 수 있는 마음 맞는 개발자를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 찾기와 세팅은 난이도와 중요도가 모두 높은 분야이다.

투자나 액셀러레이팅이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그 아이템을 평가하는 공통기반은 바로 운용하는 팀에 대한 확신에 있다. 고로 그 팀 인력의 면면에 대한 준비는 스타트업의 기초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첫 가족 찾는 것’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주변에 한 명씩 있는 개발자, 마케터, 관심 있는 지인들이 우선 기본적인 팀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 중에 대표가 내건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잘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를 알아주는 좋은 파트너로서 함께 오랫동안 갈 수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고 주변 인력풀은 늘 한계가 있다.

스타트업 시작해서 식구들 찾는다면 주변을 벗어나 많이 다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각 대학과 공공기관 및 사기업에서 다수의 스타트업 강좌 및 특강 등을 진행하고 있고, 그 같은 콘텐츠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지라도 실제로 방문하여 내 아이템에 대한 사항을 나누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의 POOL을 늘리는게 중요하다. 또는 코워킹 공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그 POOL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담 과연 어떤 사람을 구하여야 할까? 천재를 찾아서 말한마디에 싹 정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을 설득하고 동조 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을 스타트업에 데리고 앉히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완성형 인력을 뽑기는 두번째로 하고 이런 사람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무언가를 새로이 찾아 나서는 사람으로 소통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며 기본적인 예절을 갖추고 있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와 배려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과정을 거쳐 프로가 되어 시장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다짐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 능력의 과시보다도 함께 해결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내 비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며 기본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기도 사실 어렵다. 만일 찾아내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비전과 방향성으로 설득하여야 한다. 수만금의 물질을 선사할 수 없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비전과 미래 가치로만 설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놀이터에 가서 잠시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 유치원이 있는 놀이터여야만 한다. 놀이터에 놀러 온 유치원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미끄럼도 타고 뛰어 놀기도 한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밑도 끝도 없이 아무런 연관성 없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저들끼리 즐거워 하고 함께 놀이를 만들며 재미있어 한다. 스타트업의 구성원들은 바로 그런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 본인들만의 순수한 목표와 비전으로 즐거워하고 함께 규칙을 만들어 그 시간을 즐긴다는 명제를 풀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것이다.

능력 있는 사람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으나 맨 처음 깃발을 세우는 시점에서 스타트업 대표가 가져야 할 덕목은 바로 이런 설득력 있는 비전과 그런 비전을 공유할 파트너 찾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른 이슈로, 잘 뽑았다고 생각한 그 사람이 골치 아프게 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은 팀 자체가 와해 되기도 하고 변혁하기도 한다. 사실 스타트업 대표는 탤런트여야 한다. 웅변가여야 하고 개발자의 역할도 수행할 때가 있다. 다방면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혼자 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을 모아 옆에 두었다. 그 당시를 다시 생각해보자. 내가 필요해서 함께 하자고 요청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 보자. 기본적으로는 함께 가고 있는 그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그리고 그 동반자에게 다시 동기부여를 설명하고 명확하게 이해시켜 보자.

그래도 아니라면 빠른 정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좋은게 좋은거다” 는 사실 스타트업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표는 대표로서 일을 진행시켜야 하고 데려온 저 사람이 내 친구이기 때문에 함께 한다는 1차원적인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만일 그러지 못하다면 다른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다.

세번째 이슈는 인력의 배치이다. 많은 사람을 모아 오기 어려운 스타트업은 한 명 한 명이 10명의 몫을 하기를 기대한다. 만일 한 명이 한 명의 일만 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나머지 일을 해야하고 팀 전체 운영에 밸런스가 깨어지게 된다. 스타트업의 한 명 한 명은 잘 뽑아 동참 시키는 것에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무슨 일을 맡기는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대표는 자주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조절을 해주며 하는 일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독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배치에 대한 실패를 확인하였을 때는 빠르게 변화 시킬 줄도 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통찰하기란 불가능하다. 함께 성장한다는 큰 명제를 가지고 있으나 그래도 대표가 그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기업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 그만큼 어렵고 어려운 일이 바로 스타트업의 초기 사람 찾기이자 초기 세팅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성찰, 그리고 소통만이 어쩌면 스타트업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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