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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8/18 허지수 기자

[VC인터뷰 #1] 비에이파트너스 이정석 상무 인터뷰(1)
- “스타트업 투자는 객관적 수치보다 목표, 성장과정, 대표의 실행력이 중요해”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부스트를 달아주는 존재인 벤처캐피털리스트(이하 VC)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야를 가리지 않는 공부와 조사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성장의 가능성이 있다면 초기 스타트업에게도 투자를 망설이지 않는 VC들이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LB 인베스트먼트와 ㈜LS, 제일기획을 거쳐 현재 비에이파트너스에서 VC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정석 상무를 만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비에이파트너스 이정석 상무

Q. 본인 소개와 현재 소속되어 있는 비에이파트너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KAIST에서 전자공학과 산업공학을, 경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LB인베스트먼트에서 VC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LS에서 그룹의 사업 전략 수립과 투자, 제일기획에서 신사업 투자팀을 꾸려서 투자업무를 경험하고 2016년 독립하여 올해 ‘비에이파트너스’라는 벤처캐피털을 설립하였습니다.

비에이파트너스는 올해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NHN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종승 대표님과 함께 의기투합하고 PEF와 벤처캐피털에서 경험을 쌓은 전수협 파트너를 영입하면서 완성되었습니다. 올해 6월에는 모태펀드 정시 1차 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140억원 규모의 ‘BAP 제 1호 첨단기술투자조합’을 운용 중에 있습니다. 펀드투자자(LP)로 참여한 NHN인베스트먼트, 그리고 전략적 협력관계인 롯데액셀러레이터와의 긴밀한 투자 협력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Q. 국내에 활동하는 VC는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VC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맞습니다. 국내 VC는 수년간 500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에서야 700명이 되었습니다. LG 연구소에서 신기술, 신사업을 발굴하는 업무 중에 LG그룹의 가족 회사인 LB인베스트먼트(당시 LG벤처투자)가 검토하는 스타트업의 기술 검증을 도와주던 인연을 시작으로 VC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VC로서의 삶을 살게 된 데에도 이처럼 ‘사람’과의 인연이 중요했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 최원연 전무님이 중국 LG차이나 포커스펀드를 결성하면서 심사역 자리를 제안해주셨고, 함께 입사해 형처럼 따르던, 지금은 데브시스터스벤처스의 대표인 최형규 대표님의 발군의 투자실력을 옆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사람들이 곁에 있던 덕분에, VC로서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Q. 스타트업 투자 이력은 어떻게 되시나요?

모바일 이체 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이제는 어디서나 살 수 있는 로벤틱(RLAP), 구글 출신들이 만든 디지털 광고 회사 모로코애즈, 새로운 개념의 타겟 광고 탠디, 세무사와 엔지니어가 모여 만든 모바일 택스 등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했습니다.

아직 펀드를 결성한지 1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비에이파트너스의 경우 지금까지 투자 의사결정을 한 회사는 태양광 에너지 개발 사업, 유아 교육 서비스 사업, 해외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사업, 웨어러블 3D 카메라 회사 등이 있습니다.

Q. 어떤 기업에 주로 투자하시나요?

스타트업은 세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과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내는 것으로 나뉩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Nest Big New Thing’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분야는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기술적 수준이나 시장의 크기, CEO의 준비 정도가 주된 관심사입니다.

현재는 펀드 결성 초기이고, 펀드에 창업 3년 이내 혹운 매출 10억원 이하의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제약사항이 있어 Pain Killer라고 불리는 전자의 기업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향후 운영 여건이 안정화되면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다.

Q. 투자를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무엇이신가요?

세 가지를 고려합니다. 성장하는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CEO가 시장의 시장에 올라타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창업 준비부터 현재까지 어떤 성장의 모습을 보였는가 입니다.

우선 첫번째, 전체 시장이 성장하는 곳에서는 아무래도 기회가 많고, 선진 시장에서의 성공을 빠르게 모방해서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업을 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도전과 개척 정신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현지 적응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요즘은 세계 어디에서나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좋은 마케팅 채널이 있어 매체를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현지 사업을 할 만한 팀 구성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중요합니다.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의미는 과거 우리나라나 중국과 같이 전체적인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고, O2O나 핀테크 같이 새로 생겨난 사업들이 증가해 어제 오늘 산업 분야가 달라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성장하는 분야인지에 대한 고려인데, 이것은 저 역시 투자자로서 새로 성장하는 분야가 어디인지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판단하기도 하고, 지인들의 조언을 듣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트업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이런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투자로 연결되는 것을 항상 희망합니다.

세번째는 CEO가 준비된 사람인가라는 질문인데, 꼭 좋은 학교, 좋은 회사, 성공적인 창업 이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걸어온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길을 만들어 온 것은 그 사람의 실행력이 아닐까요? 끊임 없이 생각하고 실행하면서 이루어낸 성취는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 확신을 줍니다. 창업팀을 만나고 나서 사업과 기술 자체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 빠뜨리지 않는 것이 그 사람으로부터 받은 인상, 태도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며, 실제로 투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네번째는 창업팀이 사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어떤 시행 착오를 겪으며 성장해왔는지에 대한 고려입니다. 현재 사업 지표가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비록 그러하지 않다 하더라도 회사를 검토하면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대한 계획이 있고, 또 과거에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에 대해 알아가면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쌓아갑니다.

[VC 인터뷰]비에이파트너스 이정석 상무(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