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18.9.24 (월)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http://www.asiaherald.co.kr/news/22653
발행일: 2017/10/25  허지수 기자
[스타트업 패러독스]1.스타트업과 대기업-02.경영학 패러독스①

(좌: 박항준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우: 박현정 액셀러레이터)

 

이기는 기술과 잡는 기술

‘밤송이 전략’ 이야기는 점점 세분화 되어 가면서 추상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경영학’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어 만든 이야기이다. 스타트업에게는 ‘이기는 기술’이 아닌 ‘잡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 경영학은 그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고,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적 가이드가 되어왔다. 코끼리에 대한 ‘맹인모상 패러다임 패러독스’를 이겨내게 해준 훌륭한 스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기는 기술

그러나 21세기 들어 국가 간 경제적 경계가 없어지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기업들은 더욱더 경쟁에 노출되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기업들은 점점 더 시장반응에 민감해졌고, 경쟁기업보다 나은 부분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왔다. 그럴수록 기업들은 경영학자들에게 더욱더 세부적인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경쟁기업과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CF, 모델, 전시회, 언로보도, 블로거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차별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 수퍼볼 30초 스팟광고비가 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신경질적으로 쓰는 비용이다.

 

대기업의 후원을 받은 경영학자들은 화려하고 멋진 이론들을 내놓음으로써 기업들의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 포지셔닝, SWOT분석, STP전략, 블루오션전략, 혁신 전략 등 대기업이 원하는 시장 차별화를 위해 구체적이고 정형화된 연구결과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금의 경영학은 ‘패러다임 패러독스’에 다시 빠졌다. 과장되게 표현하면 ‘대기업자본주의(Corporato-carcy)’의 시녀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영학은 경쟁에서 이기는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쟁이 심할수록 소비자들은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작은 변수 하나로 시장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시장경쟁상황에 매우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데, 언론도 이를 부추긴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 출시시점이나 판매량 비교, 심지어 두 제품을 분해해서 기술과 원가를 비교하며 두 기업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렇게 민감한 상황이 만들어질수록 경영학자들은 보다 세부적이고 작은 시장변수의 움직임을 관찰하게 되고, 이 변수들이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세상에 발표해왔다. 물론 그 연구비는 대기업에서 지불하고 있음을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경영학은 독이 된다. 스타트업은 자금력과 조직력, 경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밤송이 전략이 대기업에게는 경쟁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 기업을 이기는데 사용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생존준비가 덜 된 기업이 밤송이 하나만 믿고 사냥터에 나가는 순간 추풍낙엽처럼 쓰러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쓰러지고 있다. (그러한 집단 매장지를 데스밸리’Death Valley’라고도 한다)

 

다시 말하자면 스타트업은 ‘경쟁’보다는 ‘생존’을 위한 경영기법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경쟁을 하거나 1등을 따라 하기보다는 룰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복서였던 알리는 등을 링 바닥에 대고 발길질만 하는 일본의 전설적인 레슬러 이노키를 상대해 그의 멋진 복싱기술을 전혀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이노키 입장에서 보면 이기지는 못했지만, 생존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경영학 연구의 흐름을 보자. ‘경영’은 없고 ‘경쟁’만 있다. 유명한 미국의 경영학자들의 저서, 유명 대학의 논문들을 살펴보자. 다 옳고 좋은 말이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예를 들면 코끼리 4번째 뒷발가락이 가장 민감하며, 이 발가락에 밤송이를 넣으면 코끼리의 행동능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이 밤소잉 전략이 누구를 위한 포지셔닝인지,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누구를 위한 고객가치를 만드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다. 그냥 기업이라고만 부른다. 대기업 경영자와 같이 스타트업 경영자들에게도 똑같은 기업가정신을 강요하고 있다.

 

경영학의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이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업’에 대한 설명은 적다. “코끼리의 힘을 빼는 ‘밤송이 전략’은 대기업에게 적합하다.”라고 한마디만 적어줬어도, “‘파괴적 혁신’이 기존 경쟁자를 위협하도록 성장하는 것이니 대기업의 시장진입전략에 적합하다”라는 것을 명확히만 알려줬다면 그 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데스밸리를 만나거나 시장에서 실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경영학패러독스에 빠지지 않으려면 경영학자들은 기업이 ‘스타트업인지, 중소벤처기업인지, 중견기업인지, 글로벌기업인지, 대기업인지’에 대한 명확한 표시를 해주어야 한다. 자신들의 연구와 이론이 어느 기업에서 최적의 효과가 나는지 표현해 주어야 한다. 경쟁논리가 생존논리 보다 앞선다면 이는 대기업에게 해당한다고 알려야 한다. 대기업은 코끼리는 잡는 것보다 누가 더 많이 잡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스타트업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한다.

 

잡는 기술

반면 스타트업이 대기업자본주의에 빠진 현 경영학의 패러독스에 빠져버린다면 십중팔구 전멸하게 될 것이다.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맹목적인 경영학 흡입을 중단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스타트업은 누가 더 많이 잡느냐가 아니라 내가 생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효율성은 그 다음 문제이다. 스타트업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1등을 따라하지 말고, 룰을 바꿔야 한다. 무조건 혁신이라고 좋은 것도, 니치마켓이 좋은 것도 아니다. 브랜드도 대기업의 전유물이지 스타트업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기는 기술’은 대기업의 전략이며, 한 번에 많이 잡고, 상대기업을 죽이는 전략이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기술은 ‘잡는 기술’이다. 하나라도 잡기 위한 ‘생존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 다음이 경쟁자를 이기는 전략이다. 먼저 시장에서 생존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이 대기업자본의 ‘경영학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최우선 방법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들은 조직, 자격, 경험 등 어느 면에서든 대기업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역량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밤송이’만으로는 코끼리를 잡을 수 없다.

 

다음 시간에는 현대경영연구의 한계에 대해 알아보자.

 

 

 




 
  회사소개 연락처안내 기사제보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집단수집거부 전체기사보기 찾아오시는길  
  Copyright©2016 아시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
제호 : 아시아헤럴드 | 발행인 : 신진오 | 편집인 박현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정
정기간행물등록번호: 서울아01036 | 등록일자 : 2009.11.25 | 설립일자 : 2017.05.10
07299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차 2동 909호 | Tel: 02-2690-1550 | Fax: 02-6918-6560
아시아헤럴드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owered by 뉴스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