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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10/19 허지수 기자

[스타트업 패러독스]1.스타트업과 대기업-01.밤송이 패러독스②

(좌: 박항준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우: 박현정 액셀러레이터)

그런데 이상하게도 ‘코끼리 잡는 경영혁신[[밤송이 전략]]’을 읽고 코끼리 사냥에 나선 젊은 부족원들 대부분 죽임을 당했다. 밤송이 전략을 수 없이 연구하고 철저히 준비했지만 사냥성공률은 3% 미만이었다. 젊은 영웅과 한방을 꿈꾸며, 수 백, 수 천명의 젊은 용사들은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이미 충분히 이론적으로 검증되고, 선배들이 성공한 전략에도 실제 사냥에는 성공하지 못했을까? 먼저 선배 용사들이 ‘패러당미 패러독스’에 빠진 것을 기억하자. 그들 역시 ‘밤송이 패러독스’에 빠진 것이다. 학자들의 주장만으로 “‘밤송이’ 하나로 코끼리를 잡을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 하나로 아무 준비 없이 사냥터에 투입된 것이다.

물론 밤송이 전략은 혁신의 산물이었다. 그렇지만 밤송이만으로는 코끼리를 잡을 수 없다. 즉, 스타트업도 혁신이라는 밤송이 하나로는 성공할 수 없다. 이 시간에도 비무장 상황의 많은 창업자들이 밤송이만 무장한 채 코끼리 사냥에 나가고 있다. 운전을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밤송이 전략은 얼핏 보면 사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절대 사냥의 주요기술이 아님을 명심하자. ‘성공’보다는 ‘경쟁’이라는 핵심철학이 숨겨져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밤송이 전략’은 다른 부족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사냥을 하기 위한 ‘경쟁전략’이지 살아남을 수 있거나 사냥의 핵심 기술인 ‘생존전략’은 아니다. 이쯤에서 상상해보자. 창 하나 제대로된 무기 없이 밤송이만 손에 쥔 채 집채만한 코끼리 앞에 외로이 서있는 나 자신을 말이다...

다음 시간은 이기는 기술과 잡는 기술인 경영학 패러독스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