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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4/23 한나 기자

윤용진 교수의 싱가포르의 글로벌 창업 생태계 분석#5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타트업 런칭 플랫폼 KILSA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한국의 중소·스타트업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오며 체험한, ‘한국 중소·스타트업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은 아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글로벌 비지니스 모델

많은 한국의 혁신기업들이 뛰어나고 독창적인 기술만 있으면 해외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의 R&D 투자 후 막대한 결실을 가져오는 바이오 산업과 같은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혁신적인 기술 자체 보다는 그 기술을 적용하여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비지니스 모델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명확하고 매력적인 글로벌 상업화 모델이 무엇인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싱가포르정부도 이론적인 기술개발 보다는 기술을 이용한 비지니스 혁신에 더 무게를 두고 민-관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글로벌 시장의 이해

아무리 혁신적인 비지니스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해당 시장의 소비자 문화, 행동양식 및 산업구조에 따라 성패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물 인터넷(IoT)를 접목한 스마트 냉장고가 한국의 바쁜 직장인 부부에게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집에 가사 도우미가 있어 냉장고 관리가 용이한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큰 효력이 없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높은 소득수준과 다양한 인종 및 문화가 뒤섞여 있는 싱가포르는 그런 의미에 글로벌 시장의 축소판이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테스트 시장’ 입니다. 국내 수요에 최적화되어 개발된 솔루션과 제품들이 싱가포르 테스트 시장을 거치면서 가다듬어지고, 주변 아세안 국가와 미주, 유럽으로 나가는 점진적인 성장 모델이 한국의 중소·스타트업 기업에 있어 현실적으로 가능한 글로벌 진출 비지니스 모델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초석: 글로벌 멤버 구성

글로벌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경우 가장 중요시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멤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험을 회피하 고픈 본능이 있기 때문에, 뚜렷한 담보가 있거나 눈에 보이는 기술 그리고 바로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 안심을 하고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사람이고, 그 기술을 통하여 혁신적인 비지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러한 비지니스를 글로벌 하게 키워내는 것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비지니스를 위해서는 그 조직의 문화가 글로벌로 확장하는데 어색하지 않을 수 있는 언어, 문화 그리고 역량이 되어야 합니다.

위와 같이, 중소·스타트업 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꿈꾼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성장을 위한 어려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 있는 유기적이고도 체계적인 플랫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와 아세안지역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가, 글로벌 투자자, 아세안지역 비즈니스 파트너 등의 지인들이 모여 Korea Innovation Launchpad in Singapore Association(이하 KILSA)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KILSA는 한국의 혁신 중소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싱가포르 및 아세안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싱가포르 공식 협회입니다. 현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아세안 주요 국가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총 6개국에서 글로벌 창업 전문가 회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세안지역의 네트워크을 기반으로 KILSA는 한국 중소·스타트업 기업의 글로벌 투자 유치, 파트너십 발굴, 기술 자문 등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경기도 내 우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아세안지역 공식 파트너로 활동 중입니다.

특히, KILSA는 그 동안 한국의 여러 대학들과 글로벌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국 대학의 해외 창업 교육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습니다. KILSA의 글로벌 창업 교육 프로그램은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한 IR 교육, 아세안 내 현지 투자자 및 창업가들과 네트워킹, 그리고 실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의 IR 등으로 진행되며, 한국 대학 창업팀들의 아세안기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KILSA는 약 20여 국내 대학과 글로벌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오는 2018년 1월에는 고려대학교와 K-Startup 아세안 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적도의 도시국가 레드 닷, 싱가포르에서 아세안지역이 정부의 신 남방정책과 한류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세안에서 불어오는 변화와 기회의 바람이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의 중소·스타트업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 감히 예상해 봅니다. 글로벌 스타트업의 전진기지, 싱가포르에서 많은 한국 대학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글을 마칩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전문지 ‘대학교육 199호’ 표지 (출처 : 대학교육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