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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3/22 이호재 기자

[M&A 전략 사례 분석 특집 6] 미래 시장 선점형 모델, Rule Maker 구글(4)
- 새로운 시장 생태계를 조성해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유튜브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했을 당시는 UCC와 더불어 제2의 벤처붐이 불어 IT산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퍼지면서 IPTV가 상용화 되고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가 열리는 시점이었다. 특히 WEB2.0 시대의 확산으로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었다. 이런 Web2.0은 인터넷만 있다면 시공간의 장벽을 넘어 데이터를 생산, 공유, 저장, 출판 및 사업화로 연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의 도래를 의미하는 시점이었다. 이런 시점에 유튜브는 콘텐츠 소비자가 제작 및 유통자로 거듭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2005년 2월에 설립된 유튜브는 그 당시에 이미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독창적인 온라인 동영상 커뮤니티 중 하나였다.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검색하고 감상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또한 API가 공개되어 개발자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개체로 확장할 수 있는 연동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문이 열려 있는 확장형 모델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화질에 한계가 있었고 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2006년 구글이 유튜브를 무려 약 1.7조 원 수준에 인수했을 때, 유투브는 온갖 불법 콘텐츠가 난무하고 수익 모델이 없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한 해 적자만 5천억 원으로 추정될 정도였고, 유사한 커뮤니티인 Veoh, Justin.tv 등의 경쟁 서비스들이 수익화에 실패하여 잇달아 문을 닫게 되면서 유튜브 인수는 구글 역사상 최악의 인수로 기록될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예상이 무색할 정도이다. 연 매출 36억 달러(한화 약 4조원, 추정)에 달하는 비즈니스로 탈바꿈하였고, 구글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 유닛으로 자리잡았다. 경쟁자들이 거의 다 사라진 지금, 전 세계에서 유튜브가 1위가 아닌 국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모바일 시대 들어서서는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었다.

유튜브의 핵심 성공 요인이자 아이덴티티는 어떤 콘텐츠든 검색하면 나오고,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스트리밍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MCN이라는 신종 사업이 등장할 정도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인수로 혁신된 것 중 주목할 점은 그들만의 룰을 창조했다는 부분이다. ‘트래픽(사람들)을 먼저 모은 후 수익화(사업화 모델링)한다’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가 성립하기 어려운 동영상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이 영역에서는 차라리 처음부터 유료로 시작한 현재의 넷플릭스와 같은 비지니스 모델이 더 적합하다는 관측이 대다수였지만 구글은 인수한 유튜브를 넷플릭스나 훌루처럼 바꾸지 않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트래픽 성장에 집중했다.

그 결과, 홈비디오로 찍은 ‘동생 손가락 무는 아기 동영상’이나 올리던 유저들이 다양한 웹 전문 콘텐츠 제공 플랫폼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헐리우드 스튜디오나 방송국들이 온라인 비디오 사업을 어찌할까 우물쭈물하면서 자체 웹사이트에서 사업을 진행하다가 또 이합집산(離合集散)해서 훌루를 만드는 등 방향을 잡지 못하는 사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온라인 전문 콘텐츠가 생성되며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워너를 제외한 메이저급 제작사들이 모여 스스로 유튜브 내에 뮤직비디오 채널을 만들었고, 이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성공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넷플리스나 훌루가 기존 콘텐츠 ‘빅컴퍼니’ 들의 생태계에 최대한 따르며 유통업자로서 최선을 다할 때 유튜브는 막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자신의 룰을 만들고 콘텐츠 메이커들이 이를 따라올 것을 요구하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 넷플릭스 (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초반에는 유튜브에서 영화, 드라마 등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아예 공급하지 않거나 다소 시간이 지난 후에 공급하는 등 유튜브를 공격하던 콘텐츠 빅컴퍼니들은 수익원으로서 유튜브를 인식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타 사이트 대비 매우 낮던 유튜브의 광고 단가와 성공적인 유튜브 자체 콘텐츠, 기존 구글의 광고와의 연계는 중소 콘텐츠 메이커들의 관심을 확대할 수 있는 큰 장점이 되었고, 수익이 대폭 개선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구글은 인수한 유튜브에 자체 제작한 콘텐츠 보급을 확대하고 4K급 초고화질 영상의 업로드를 허용하는 등 유튜브를 탈바꿈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구글은 영화 배급사와 제휴를 맺고 유튜브에 영화 공급도 시작했다.

비디오 테이프나 DVD를 빌리지 않고 유튜브로 극장 개봉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가 유입되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유튜브에 기반한 동영상 광고 매출도 덩달아 확대되었다.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는 유튜브의 교섭력을 극도로 강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존 콘텐츠 계약의 법칙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수익성 측면을 넘어 콘텐츠 메이커들에게는 채널 교섭력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환경이 변화해 영상 콘텐츠 비즈니스의 지배력은 이미 새로운 왕(유튜브)에게 넘어간 것이다.

어찌 되었든, 구글은 유튜브 인수를 통해 검색에 이어 동영상을 포함한 세계 미디어의 지평을 바꾸었으며 비디오게임 동영상에 특화된 ‘유튜브 게이밍’ 유료로 광고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레드’ 서비스 등을 새롭게 시장에 내놓으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향후에는 가상현실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게임의 법칙을 만들고 변화시킨 유튜브의 M&A는 구글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어 캐시카우(현금창출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는 구글에 합병되기 전에 많은 콘텐츠 메이커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의 공유를 준비했고, 구글과의 합병은 인적, 기술적, 광고 지원 등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기본 환경을 구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구글은 새로운 캐시카우이자 미래 미디어 생태계를 좌우할 무기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