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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3/22 박현정

[생활투자이해 #50] 상장 리스크를 대비하는 투자전략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앞서 함씨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개인투자자의 제한적인 정보력을 가지고 비상장 기업이 상장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의 경영환경의 변화를 기업의 내부자도 아닌 외부 개인투자자가 상세하게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상장된 기업이라면, 공시의무가 있기 때문에 분기별 공시를 보고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지만, 비상장 기업은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정보를 취득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개인투자자가 심사청구 예정인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할 때에는 상장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 후 투자하는 것이 좋다. 상장 가능성이 애매하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현명하고, 확실하게 상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상장 리스크를 대비하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

1. 매출 성장세가 투자시점 이후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이 좋다.

앞서서 설명한 함씨의 투자 사례에서 볼 때, 함씨가 투자한 기업은 그가 투자한 2013년도에 이례적으로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만약, 그 다음해인 2014년도에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면 2014년도 매출이 2013년도 매출보다 더 성장해야 상장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장 시점에서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고 실적이 꺽이는 추세라면, 상장 신청을 하더라도 상장 심사 통과가 불투명하다.

함씨가 투자했던 기업은 대기업의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2012년도 실적이 상장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2013년도에 이례적으로 수주가 급증하여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2014년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기업이 단기적으로 꼭 상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면, 2012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2013년 상반기에 상장심사를 청구하고 적어도 2013년 하반기에 상장을 완료하는 일정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 기업은 이 시기를 놓치고 2013년말에 상장심사를 청구하여, 실적이 꺽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2014년도에 상장심사를 받는 일정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상장에 실패한 것이다.

함씨는 투자한 기업이 1년 이내에 상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기간을 1년 이내로 설정했다. 그렇다면, 투자한 기업의 성장세가 투자시점 이후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 꼼꼼하게 분석하고 투자를 해야 했다. 전년도 보다 갑자기 3배 이상 매출을 했다면, 이것이 일시적인 매출인지 그 다음해에도 지속될 수 있을만한 매출인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비상장 기업의 향후 몇 년의 실적을 예측하는 것은 그 기업의 CEO도 어렵다. 하물며 외부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미래 실적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 ! 다만, 여러가지 정황과 자료들을 분석해보면 적어도 투자시점 이후 1년 정도의 매출은 짐작이 가능하고 이 정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1년 정도의 계획은 이미 기업의 사업계획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 대상 기업의 사업계획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투자자 입장에서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2. 상장 전이라도 기회가 있을 때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하면, 그 기업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의 성장성에 대하여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면, 상장 전이라도 기회가 있을 때 매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함씨는 투자 이후 몇 개월 동안은 투자기업 주식의 거래가격이 하락했으나, 이 기업이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를 발표하자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심사청구 발표 몇 개월 후에는 주가가 함씨의 투자가격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장 전이라도 매도를 고려해 볼만하다. 만약, 이 때 매도했다면 함씨는 이 투자건도 성공적인 투자건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3. 기관투자자가 Pre IPO 투자를 한 기업은 상장 가능성이 높다.

Pre IPO 투자란,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이 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일정기간 내에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투자자들은 기업 상장 때 주식시장에서 지분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때 투자 유치 기업 또는 기업의 대주주는 약속기간 내에 상장되지 않으면 매각한 지분을 다시 사들여야 할 의무를 지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기업이 Pre IPO 투자를 유치하게 되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짊어지게 되는 의무 때문에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들은 큰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하면서 상장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까다롭게 문서화 하여 계약을 체결한다.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는 주로 주주간의 개인적인 거래로, 회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이 지연되거나 회사에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몇 마디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회사에 대해서 상법상 주주의 권리를 넘어서는 권리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기관투자자들은 상법상 주주의 권리 이외에 투자기업과 체결한 계약에 근거한 권리를 갖고 있다. 이들은 투자기업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 강력하게 경고를 할 수도 있고 필요하면 법적 조치까지 할 수 있다. 따라서, 기관투자자가 Pre IPO 투자를 한 기업에 개인투자자가 투자를 하게 되면 상장 진행 등에 관해서 기관투자자가 자동적으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장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기관투자자가 Pre IPO 투자를 했다고 해서 100% 상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 기관투자자들도 Pre IPO 투자를 해서 100%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투자에 실패하여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본인의 판단에 의해서 투자할 기업을 선정하되, 기관투자자들의 Pre IPO 투자 유무를 투자에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