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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6/07  윤승환, 정승원
[전략과 경제의 타임머신 – 못다한 이야기 (Director’s Cut) #36] 집중과 단순함의 전략과 경제

이번 장에서는 집중과 단순함이 불러오는 전략과 경제의 극대화에 대해 제시해 보려고 한다.

진정한 집중은  ‘No’ 라고 걷어낼 수 있는 의지에서 온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1998년 1월 맥월드 컨퍼런스의 연설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대개 집중에 대해 생각할 때면 ‘집중이란(자신이 집중하려는 일에 대해) Yes 라고 말하는 거야’ 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집중이란 (자신이 집중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 ‘No’ 라고 말하는 것이다.”


잡스는 이러한 철학 하에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복귀한 1997년 이후 2년간 애플의 전 제품 수를 350개에서 10개로 줄였다. 그때 잡스가 제품 존속을 위해 직원들에게 던진 질문은 딱 1 가지였다. “어떤 제품을 내 친구들에게 사라고 하면 좋을까?” 그리고 몇 주 후 애플의 제품 전략 회의에서 잡스는 화이트보드에 4개의 선을 긋고 앞으로 애플은 이 4가지 종류 (Consumer, Professional, Desktop, Portable)의 제품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집중과 단순화로 4가지 종류의 제품을 제작하는 애플


잡스의 이 유명한 발표 이후, 애플의 모든 제품은 아직까지도 4가지의 단순화된 구분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애플의 눈부신 성공에는 이렇게 집중의 전략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단순함을 극대화하는 체계화된 루틴의 필요성

스포츠 선수들은 훈련 효과를 실전에서 최대한 발휘하기 위하여 ‘루틴’을 갖고 있다. 루틴은 연습이든 실전이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습관이라 할 수 있다. 야구 선수도 저마다 루틴이 있다. 어떤 타자는 스윙 전에 한 손으로 야구 배트를 천천히 돌리면서 모자를 고쳐 쓰기도 하고, 야구 배트로 베이스를 한두 차례 두드리기도 하고,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기도 한다. 얼핏 보면 ‘헛짓거리’ 같아 보이지만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의 야구 천재인 스즈키 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 기록인 10년 연속 200안타를 쳐냈고 결국 2016년 6월 16일에는 미 · 일 통산 안타 수에서 기존의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인 피트 로즈의 4,256안타를 넘는 등 최고의 안타 제조기란 명성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안타를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수십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대선수라는 점에는 누구나 쉽게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이치로는 매사에 자신만의 독특한 루틴을 갖고 있다. 타석에 들어서면 자세를 가다듬고는 오른손에 든 배트를 자기 몸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리고 투수 방향을 향해 팔을 쭉 뻗으며 지면으로부터 수직으로 향하게 한 뒤, 상체를 살짝 뒤로 굽힘과 동시에 왼손을 직각으로 들어 유니폼 어깨 부분을 천천히 잡아당기며 투수를 노려본다. 그리고 투수가 던질 타이밍에 맞춰서는 다시 시계방향으로 배트를 당겨서 준비자세를 마무리한다. 튼튼한 하체가 받쳐줘야만 가능한 좁은 스탠스와 시계추 같은 오른발의 타이밍 맞추는 동작 또한 매우 독특하다.

 

▲ 단순함을 극대화하는 체계화된 루틴으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안타 제조기가 된 스즈키 이치로
 


그러나 그가 일정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는 시합에서 높은 타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루틴을 갖고 있다. 그는 프로 입단 후 경기 전의 점심 식사로 단 두 가지 음식만을 먹어 왔다. 홈경기에서는 일본식 카레라이스, 원정 경기에서는 치즈 피자가 그것이다. 이는 시합을 앞두고 인체에 익숙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심리상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2008년 이후부터는 더 이상 카레를 먹지 않는 등 식단을 식빵과 국수 위주로 바꾸었다고 한다. 노화에 따른 체력 보충을 위해서라고 한다.


경기 종료 후 이치로는 항상 자신의 스파이크를 닦고 글러브에 윤활유를 새로 바른다. 그는 사무라이가 일본도를 자신의 생명과도 같이 아끼는 것처럼 스파이크와 글러브, 배트 등에 늘 세심한 손질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치로는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풀카운트'와의 인터뷰에서 "장비를 손질하는 습관은 하나의 의식이다. 내게 경기 종료 시각은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시작 시각이기도 하다"고 했으며, "집에 돌아가면 매일 밤 잠들기 전에 꼭 실천하는 게 있다. 아내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러닝 머신에서 가볍게 달리기를 하며 근육을 풀어준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음날 경기에 대비한다. 그리고 2시간 정도 마사지를 받은 다음 잠자리에 든다. 하루도 거른 적 없다. 매일 밤 그렇게 한다." 라고 털어놓았다.


이치로는 평소 체력과 신체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 관련 지식이 엄청나게 풍부해졌으며, 이런 지식을 활용하면서 자기 관리에 힘써온 것이 나이가 들어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들이 이처럼 슬럼프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루틴을 갖고 있듯이 개인도 일을 할 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 필요가 있다. 출근하자마자 곧바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루틴은 필요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가 현실과 일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로 넘어가는 중간에 다리를 놓아 줄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저마다 습관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는 효율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행동들이 많다. 업무 시작 전 호기심을 유발하는 잡담을 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집중력을 저하시킨다. 제대로 된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히 일이 잘 되었던 날의 주변 여건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출근 시간, 몸 컨디션, 책상이나 사무실의 정리 정돈 상태, 심리 상태 등을 분석해서 매일 그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좋은 팁으로는 다음 날 아침에 곧바로 중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러 당일 내에 업무를 완벽히 끝내지 않고 검토 여지를 남겨두는 방법도 있다. 하루 밤이 지나서 다시 검토한다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간밤의 음주로 인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면 술을 줄여야 한다. 출근할 때 일어난 아내와의 말다툼 끝에 잡념이 자꾸만 떠오른다면 출근 전에는 말다툼을 피해야 한다. 출근 전 과도하게 유산소 운동을 해서 업무 중 머릿속이 멍해진다면 운동 시간을 오후나 저녁으로 바꿔야 한다. 반대로 잠자기 전에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 역시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박봉의 직장인이든, 일거리가 별로 없는 프리랜서든 간에 직업을 통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한 프로페셔널이다. 그 세계에서 살아남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치로의 경우처럼 최소의 시간으로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루틴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본 기사나 책에 대한 질문 및 의견은 bookdoo@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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