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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11/29  윤승환, 정승원
[전략과 경제의 타임머신 – 못다한 이야기 (Director’s Cut) #60] 유방과 항우 - 개방형 플랫폼 대(對) 폐쇄적 플랫폼의 전략과 경제

춘추전국시대는 한비자의 법가적 통치사상을 국가 경영에 도입한 진시황에 의해 마감되었다. 그리고 진시황의 가혹한 독재정치에 반발하여 진시황 사후 천하의 패권을 놓고 B.C. 240년 경  마지막까지 경쟁한 두 사람이 바로 유방(劉邦)과 항우(項羽)이다. 이 두 명의 전략은 개방형 플랫폼과 아웃소싱 (유방) 대 폐쇄형 플랫폼과 혈연주의 (항우) 로 요약된다. 항우의 개인적인 능력은 후세에 ‘역발산 기개세 (力拔山 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을 만큼 뛰어남)’ 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전투력이 당대 최고로 뛰어났으며, 집안 배경 역시 초나라의 명문 장군가 출신으로 시골에서 농사짓다가 장터 건달로 떠돌던 유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조건으로 최초에 출발하였다. 그러나 능력과 조건은 항우가 훨씬 뛰어나고 앞섰으나,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참여하게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낸 유방은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한 한나라를 건국하게 된다.

유방은 자신의 출신이 비천하였으므로 자신에게 항복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관대하게 대했고, 또 원래 인재에 대한 기반이 없었으므로 혈연과 지연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그 능력에 따라 인재를 발탁했다. 한신 등 자신의 밑에 있었던 부하나 영포, 팽월 등 항복해온 장수들이 따로 독립하여 한 지역의 왕으로 군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에 진시황의 폭압적 정치에 지친 사람들은 유방의 관대한 정책을 환영했고, 유방이 항우와의 전투에 져서 힘들 때에도 그를 배신하지 않고 계속 유방을 지지하며 그에게로 물자와 인원이 보충되었다. 이러한 지지로 인해 유방은 중국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개별 전투에서는 항우에게 계속 지면서도 끊임없이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항우는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었으며 항복한 적들을 가차없이 죽여서 후환을 없애는 것에 몰두했다. 대표적인 예로, 항우는 진나라의 마지막 명장 장한과의 전쟁을 우위로 이끌어 장한이 데리고 투항해온 20만 대군을 자신의 부대에 편입하고 전투에도 잠시 투입시켰으나, 금세 항복해온 이들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20만 대군의 생매장을 실행한 적도 있다. 때문에 항우에게 한번 정복당한 지역에서는 항우의 가혹한 포로 말살 정책에 대해 이를 갈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 또한 항우는 항씨 일족의 장수들이나 최초에 같이 거사에 참여한 같은 지역의 지인들 외에는 잘 신뢰하지 않았고, 범증과 같은 충성스런 참모 조차도 유방의 꾀에 넘어가 믿지 못하고 내치고 말았다.

이문열의 ‘초한지’ 에 보면 유방의 참모 진평이 항우가 이끄는 군대에게 다시 한 번 패하고 형양성 내에 포위당한 위기에 처했을 때 주군인 유방에게 진언한 내용이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다.

“천하를 안정시키는 일은 누가 어떤 사람을 얻고 어떻게 부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군주라도 사람을 바로 얻어 쓰지 못하면 혼자서는 결코 천하를 평정할 수 없습니다. 항우는 사람됨이 남을 공경할 줄 알고 인정이 많아서 청렴과 지조를 높이 치며 예절을 좋아하는 의사(義士)들이 그에게로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공을 쳐 주고 상을 베푸는 일과 작위를 내리고 봉지(封地)를 갈라 주는 데에는 인색하여, 일껏 항왕을 따라나선 의사들조차 온전히 그의 사람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공을 세운 이들을 마지못해 제후와 왕으로 세우기는 했으나, 그 도장 모서리가 닳아 빠지도록 관인을 내주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봉작 내리기를 아까와했습니다.
그러나 대왕(유방)께서는 그와 다릅니다. 대왕께서는 오만하시고 예의를 가볍게 여기시어 청렴하고 절개 있는 의사들은 잘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벼슬을 내리고 땅을 떼어 주는 데 아낌이 없으시니, 품위와 지조를 돌아보지 않고 이익 탐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재사들이 대왕을 찾아와 따르고 있습니다.
만약 (항우의) 초나라와 (유방의) 한나라 양쪽의 잘못됨을 버리고 그 바른 길을 따라 인재를 거두어 쓴다면, 이는 곧 사람을 바로 얻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바로 얻으면 천하는 손 한번 휘젓는 것만으로도 쉽게 평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인재를 이쪽에서 새로 얻고 보탤 수가 없다 하더라도, 맞서고 있는 저쪽에서 덜어 내거나 빼앗아 올 수 있다면 이쪽에서 새로 얻고 보태는 것이나 다름없게 됩니다. 대왕께서 마음 내키시는 대로 사람을 욕보이고 나무라시기 때문에 청렴하고 절개 있는 선비들을 얻지 못하듯이, 항우에게도 대왕의 것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약점이 있습니다. 그걸 파고들어 항왕의 사람들이 줄어들고 떠나가게 할 수 있다면, 대왕께서 좋은 선비들을 새로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항우가 믿고 의지할 만한 강직한 신하는 범증, 종리매, 용저, 주은 등 몇 사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대왕께서는 황금 수만 근을 푸시어 이간책을 쓰시고 그들 군신 사이를 떼어 놓아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십시오. 항왕은 사람됨이 남을 시기하고 의심하는 데다 헐뜯는 말을 잘 믿으니, 머지않아 안에서 저희끼리 죽이고 죽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그때 우리 한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들이치면 반드시 초나라를 쳐부술 수 있습니다.”

유방과 항우의 계속된 천하 쟁패 당시 양측의 지휘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유방은 독자적으로 작전을 구사하는 세력을 여럿 거느리고 있었다. 대장군 한신, 상산왕 장이, 팽월, 경포 등 자신의 군대를 가지고 있던 세력들은 물론이고, 유방의 본거지인 관중에 남은 소하도 징병과 보급 체계를 갖춘 독자 세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유방의 명을 받들고 있었지만, 유방의 명이 없어도 그들만의 판단과 구상에 의지해 항우와 맞서 싸울 힘이 있었다.
하지만 초패왕 항우에게는 아무런 명령이나 지시를 받지 않고도 한왕 유방과 싸워낼 수 있는 독자적인 세력이 전혀 없었다. 장수들 중에는 종리매처럼 간혹 항우와 떨어져 싸우는 수가 있었지만, 그때도 맡겨진 것은 한 지역의 전투에 국한된 지휘관일 뿐이었다. 때로 항우와 온전히 연결이 끊어진 경우에도 그저 초군의 한 별동대일뿐, 독자적인 세력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곧 초나라 장수들은 모두가 항우의 부장(部將)으로서 받은 군령을 수행하거나 전달할 뿐이었고, 전략 전술을 독자적으로 수립하는 작전권은 없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한 작전이거나 전략적 요충을 둘러싼 싸움은 언제나 항우 자신이 달려가야 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항우이더라도 그 부하들이나 일반 병사들의 능력이 유방의 부대원들에 비해 특별히 더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유방과의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차츰 항우의 전력은 나날이 소모되며 줄어들어갔던 것이다.

이렇게 유방은 항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큰 틀을 잘 유지했고,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자신이 이끄는 집단에 속하는 구성원 전체의 공동 발전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의 정책을 환영한 사람들은 적극적, 자발적으로 유방의 최종 승리를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이렇듯 개방형 플랫폼의 특징은 플랫폼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의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참여와 체험이 이익과 즐거움으로 돌아올 때, 구성원들은 점점 더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몰입하게 된다. 또한 혈연과 지연을 벗어나 오로지 능력 위주로 개방적인 아웃소싱을 실시하면 그 소문을 듣고 더욱 더 좋은 인재들이 몰려드므로 그 선순환 효과는 눈덩이처럼 점점 더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본 기사나 책에 대한 질문 및 의견은 bookdoo@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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